환경파괴,자연재해분석

무분별한 개발이 도시를 잠기게 한다? 도시형 홍수의 진짜 원인

momota-info 2025. 7. 2. 14:28

-인간의 토지 무분별 개발이 초래한 도시형 홍수 사례와 분석-

현대 도시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외형적으로는 화려해졌지만, 그 내부에는 심각한 환경적 위기가 잠재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도시형 홍수(Urban Flooding)는 인간의 무분별한 토지 개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대표적인 재난이다. 도시형 홍수는 단순한 폭우로 인한 침수 현상이 아니라, 잘못된 도시 구조와 비효율적인 배수 시스템, 그리고 토지 이용 계획의 부재가 만들어낸 ‘인재’에 가깝다. 이 글에서는 인간이 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 그것이 어떻게 홍수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국내외 대표 사례를 통해 도시형 홍수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고자 한다.

◎ 도시형 홍수란 무엇인가?

도시형 홍수는 비가 많이 내렸을 때 도심 지역이 침수되거나 배수가 되지 않아 피해를 입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인 강 범람에 의한 전통적 홍수와는 달리, 도시형 홍수는 도로, 건물, 포장지 등 불투수 면적이 넓은 도시 구조에서 주로 발생한다.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되지 못하고 표면을 따라 빠르게 흘러내려 하수도 용량을 초과하거나, 저지대에 고여 침수 피해를 유발한다.

이러한 현상은 단시간 강우뿐 아니라, 장기적인 기후 변화로 인한 강우 패턴 변화, 인구 밀집 지역의 불균형 개발, 하천 복개 등 다양한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인간은 도시를 계획하면서 침수 가능성과 배수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도시형 홍수는 점점 더 빈번하고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

◎ 무분별한 토지 개발이 도시형 홍수를 유발하는 구조

인간은 도시를 개발하면서 자연 지형과 수로를 무시하거나 파괴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시화를 위한 건축물 건설, 도로포장, 지하화 시설 증대 등은 본래 빗물이 침투하던 토양을 차단하고, 물의 흐름을 막는 구조로 이어진다.

  • 불투수면적 확대: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으로 덮인 면적이 증가할수록 빗물의 침투는 어려워지고, 표면 유출량이 급증한다.
  • 하천 복개 및 직강화: 도시 하천을 덮어버리거나 직선으로 바꾸면 유속이 빨라지고 수위 조절이 어려워진다.
  • 저지대 개발: 원래 자연적으로 물이 고이던 지역에 아파트나 공장이 들어서면, 배수 공간이 사라진다.
  • 토지 고도 차이 무시: 인간은 지형의 고저 차를 고려하지 않고 평탄화하여, 빗물 흐름을 인위적으로 차단하거나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유도한다.

이러한 개발 방식은 도시의 배수 능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배수로는 제 기능을 못하고, 강우 시에는 도로와 지하공간이 빠르게 잠기며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 도시형 홍수 사례 분석

■ 서울 강남역 침수 (2011, 2020, 2022 반복)

서울 강남역은 매년 침수 이슈가 반복되는 대표적인 도시형 홍수 사례 지역이다. 2011년, 2020년, 2022년 연이어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강남역 일대는 도로가 강처럼 바뀌고 지하상가가 물에 잠겼다. 이 지역은 본래 자연 배수 조건이 나쁜 저지대이며, 주변 고지대에서 빗물이 모여드는 구조이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이런 특성이 무시되었고, 하수관의 용량도 증가된 포장 면적을 고려하지 못해 지속적인 침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 부산 동래구 도시침수 (2014)

2014년 부산 동래구에서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지하철역과 인근 주택이 대규모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산자락 아래에 위치한 저지대이며, 도시 확장 과정에서 산지의 배수 체계가 변경되고, 계곡과 소하천이 복개되거나 도로 아래로 이설 되었다. 이로 인해 물의 흐름이 막히고,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대량의 물이 넘치면서 도시형 홍수로 이어졌다.

■ 중국 베이징 2023년 홍수

2023년 중국 베이징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대규모 도시형 홍수를 겪었다. 특히 베이징 외곽 위성도시에서 피해가 집중되었는데, 이는 인구 급증에 따른 무계획적 개발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천 범람만이 아닌, 고층 아파트 단지와 쇼핑몰 단지의 지하공간이 물에 잠기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도시 자체가 빗물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설계되어 있다”라고 지적했다.

◎ 도시형 홍수가 야기하는 사회적·경제적 피해

도시형 홍수는 단순한 물 피해를 넘어 광범위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진다. 빗물이 지하철역, 지하상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침수시키면 막대한 복구 비용이 발생하고, 도시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된다. 또한 교통 통제, 전기·통신망 마비, 상하수도 손상 등 연쇄적 피해가 발생하며, 이는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더 나아가, 보험 시스템은 이러한 피해를 감당하지 못하며, 반복적인 피해 지역은 도시 부동산 가치 하락, 인구 이탈, 사회적 불균형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도시형 홍수는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 재난’이 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이 도시를 잠기게 한다? 도시형 홍수의 진짜 원인

◎ 해결을 위한 도시계획적 접근

도시형 홍수 문제는 단순히 하수관 하나를 넓히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토지 개발 방식, 도시 설계 철학, 기후 대응 인프라가 동시에 개선되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 LID (Low Impact Development): 토양의 침투력을 보존하며, 자연형 배수 구조를 유지하는 저영향 개발 방식 도입
  • 그린 인프라: 도시 곳곳에 빗물을 흡수할 수 있는 녹지, 침투 정원, 투수성 포장 확대
  • 하수처리 시스템 정비: 기존 관거 확장 외에도 우수/오수 분리 시스템 구축
  • 홍수위험지도 개발: 저지대, 물길 차단 지역 사전 파악 및 개발 제한
  • 시민 참여 기반 정책: 시민이 직접 감시하고 대응할 수 있는 홍수 알림 및 지역 안전망 구축

이러한 접근은 개발과 보존을 동시에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의 핵심이며, 미래 기후에 적응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기도 하다.

◎ 결론적으로 도시를 침수시키는 건 비가 아니라 인간이다

비는 자연의 현상이다. 그러나 그것이 재난이 되는 순간은 인간이 만든 것이다. 토지를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물길을 차단하며, 도시의 땅을 모두 아스팔트로 덮어버린 결과가 도시형 홍수다. 인간은 개발을 할 수 있지만, 자연의 흐름을 무시한 개발은 결국 인간에게 그대로 되돌아온다.

도시는 더 이상 비에 취약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는 ‘비가 와도 잠기지 않는 도시’를 설계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도시형 홍수는 피할 수 있는 재난이다. 선택은 인간에게 달려 있다.